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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테랑'은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어, 단순하고 직선적인 스토리, 적절한 반전,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 매력적인 캐릭터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합쳐진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지금부터 줄거리, 주인공들의 매력과 국내외 반응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서도철과 조태오가 마주 보며 웃고 있고 장면.
    영화 '베테랑'

    줄거리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미스 봉(장윤주)은 중고차 절도 조직을 잡기 위해 불륜 커플로 위장합니다. 광역수사대는 함정을 만들어 중고차 절도 사기단을 모조리 검거합니다. 배 기사는 일당을 못 받아 현장 책임자인 전 소장에게 밀린 임금을 요구하지만 무시당합니다. 서도철은 후배를 따라 우연히 찾아간 드라마 뒤풀이에서 겸손이라곤 한치도 찾아볼 수 없는 신진물산 총수의 아들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납니다. 서도철은 조태오에게서 좋지 못한 기운을 느낍니다. 조태오가 유일한 수족인 최 상무를 쪼고 있던 그때,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배 기사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조태오는 배 기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입니다. 조태오는 힘겨워하던 배 기사를 이해해 주고 경청하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돈의 액수를 들은 후 갑자기 태도가 돌변합니다. 배 기사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조태오는 상상도 못 할 끔찍한 일을 저지릅니다. 치욕을 참지 못한 배 기사는 아들을 홀로 보냅니다. 그리고 도철은 배 기사의 아들에게 아빠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말을 듣습니다. 도철은 배 기사의 아들에게 수상쩍은 이야기를 듣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정의감으로 배 기사의 사건을 지나칠 수 없던 도철은 직접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신진물산으로 찾아갑니다. 신진물산의 시선은 이제 사건에 파고들려는 도철의 주변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도철은 이에 굴하지 않고, 친한 기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공론화시키려 합니다. 조태오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자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광역수사대는 수사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들만의 힘으로 수사해 전 소장을 체포하려고 합니다. 체포 도중 수사팀의 막내 윤형사가 칼에 찔리게 되고 전 소장을 검거합니다. 막내 윤 형사의 부상 소식에 화가 난 강 총경은 신진물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도록 암암리에 허락합니다. 미스 봉은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알아냅니다. 배 기사의 아내로부터 중요한 단서도 제공받게 됩니다. 결국 일이 꼬일 대로 꼬여버리자 조태오 대신 최 상무가 독박을 쓰기로 합니다. 조태오 사건에 손을 떼게 생긴 도철은 수사 끝에 진실을 알게 됩니다. 도철은 마지막으로 최 상무를 찾아가 자신이 알게 된 진실을 밝힙니다. 이제 조태오를 검거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하지만 조태오는 당일 해외로 도피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광역수사대는 촉박한 시간과 싸우게 됩니다. 우선 조태오의 마지막 일탈 장소를 알아냅니다. 강 총경의 허락까지 얻어내고 조태오가 있는 파티를 급습합니다. 경찰들의 진압을 가로막으며 시간을 벌던 조태오는 몰래 이곳을 빠져나갈 궁리를 합니다.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한 도철은 그곳을 파고들어 조태오를 검거하려 하지만 도철이 수행원과 난투극을 벌이는 사이 조태오는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조태오는 번화가 한복판을 약에 취한 채 질주합니다. 도철은 그를 뒤쫓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재간이 없던 조태오는 시내 한복판에서 막무가내로 도철에게 돌진합니다. 한참을 두들겨 맞던 도철은 이제야 정당방위를 내세우며 제대로 한판 겨뤄봅니다. 드디어 조태오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결국 조태오는 검거되고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조태오와 서도철의 매력

    조태오가 악역으로서 매력을 뽐낼 수 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무례하고 제멋대로 남을 대하는 흉폭함입니다. 굳이 말로 풀어 설명하지 않아도 영상에 잘 보입니다. 처음 등장할 때 파티의 구성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장면, 스파링 도중 자신을 얕보는 경호원에게 과격한 폭력을 가하는 장면, 배 기사에게 굴욕을 주는 장면 등등 시쳇말로 이거로만 매드무비를 구성해도 될 만큼 악랄한 모습들이 영화에 많이 담겨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런 행동 중에도 조태오를 옹호할만한 슬픈 사연이나 부연 설명이 영화 중간중간 나오지 않습니다. 조태오 자신도 본인의 행동에 의문을 가지거나 죄책감을 가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관객으로 하여금 선처할 여지를 주지 않아 오히려 몰입감을 높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입니다. 잠시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친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태오는 대외적 이미지인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선민사상이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영화 중간중간 의문의 호의를 베푸는 장면이 있습니다. 배 기사의 아이에게 자동차를 베푸는 장면,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의 탑승을 권유하는 장면입니다. 조태오의 행동이 선의에서 우러나온 행동이 아님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악렬한 행동에 이 빈껍데기뿐인 선의가 합쳐져 이중으로 악랄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에서 많은 분들이 지금도 떠올리는 최고의 악역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도철은 캐릭터가 가지는 이미지는 친근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상적인 캐릭터입니다. 우선은 세계관 내의 거의 최강자급의 무술실력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에 선역이라 이런 무술실력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고 결말부에서 조태오와 다툴 때 강한 카타르시스를 발산했습니다. 다음은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성향입니다. 도철은 영화 내에서 자신보다 높은 직급의 명령 혹은 다른 관할의 사건이라도 의무감을 느끼면 그 사건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이미지입니다. 서도철이란 캐릭터는 우리가 경찰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 요소들의 집합체이지만 황정민 배우의 열연으로 친근하게 그려집니다. 그래서 조태오라는 거대한 악이 등장해도 우리가 서도철을 믿으며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고 봅니다.

    국내외 반응

    모티브가 되는 사건은 2010년에 있었던 최철원 전 대표의 '매값 폭행사건'입니다. 최철원 전 대표는 본인 회사 앞에서 1인 시위하던 시위자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입니다. 이후 임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1대당 100만 원'이라 말하며 시위자를 폭행합니다. 이 폭행과정이 영화에서 나오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이 사건 외에도 2007년 한화 재벌 3세 보복 폭행사건 등등 다양한 사건을 참고하여 영화를 구성했습니다. 이런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어 국내에서는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2015년 박스오피스 1위가 되었습니다. 청룡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을 포함하여 여러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며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국내에서의 성공과 더불어 해외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 초연되어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한 토론토 국제 영화제와 BFI 런던 영화제를 포함한 전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습니다. 비평가들은 스릴 넘치는 액션 시퀀스, 매력적인 연기, 복잡한 주제에 대한 탐구로 영화를 칭찬했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영화를 "양심이 있는 맥박이 뛰는 스릴러"라고 불렀고, 버라이어티는 "두뇌와 심장이 있는 만족스러운 액션 영화"라고 묘사했습니다.